이것은 자연선택의 한 예로, 자연선택은 계획이나 목표 또는 방향성 없이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하여 오직 번식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체의 진화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볼 때, 가장 강하거나, 가장 수명이 길거나, 가장 빠른 개체가 반드시 가장 잘 적응한 개체는 아닙니다.
이러한 자연선택은 미생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중 미생물과 인간을 비교해보면, 인간이 더 진화한 생물이므로 미생물보다 자연선택을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한세대 동안 미생물은 몇 백에서 몇 천 세대를 보냅니다. 따라서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은 미생물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면역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전염병에 걸리는 것은 세균이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여 더 잘 적응하도록 자연선택 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초에 균류의 독소가 세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그 후 여러 항생물질이 개발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감염된 세균을 없애기 위해 항생물질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지난 몇 십 년 동안은 세균성 질병(감염성 질환) 발생비율이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제 세균성 질환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균들은 항생물질에 저항성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우리는 새로운 약품을 개발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현재까지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세균이 저항성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세균이 가지고 있는 염색체에서 일어난 돌연변이와 그 돌연변이의 선택 때문입니다. 또한 세균은 플라스미드(Plasmid)라고 하는 DNA 고리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종의 세균에도 전달 될 수 있습니다. 즉, 우연히 항생물질에 저항을 갖는 DNA가 생겼고, 그 DNA가 플라스미드를 통해 서로 전달되어 특정 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종에 걸쳐 항생제에 저항성이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저항성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사람과 세균은 서로 군비확장을 하고 있는것입니다. 인간은 세균을 막기 위해 엄청난 항생제를 만들어내고 세균은 인간이 만든 항생물질을 회피하고 무력화하기 위한 생존경쟁을 벌리고 있습니다.
그 경쟁에서 조금의 차이로 앞서가고 있는것은 인간이 아닌 세균입니다. 많은 생명 과학자들이 예견하고 있듯이 기존의 항생제로는 전혀 효과가 없는 슈퍼박테리아로까지 가까운 미래에 출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인간이 바로 눈앞의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다가 해결할 수 없는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격이되네요!
[참고문헌 :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 R.네스, G.윌리엄즈 / 사이언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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